성악 발성이 트로트 노래를 부를 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성악에 대해 전문적으로 잘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즐겨 듣는 대중 음악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트로트 장르와는 곡의 분위기나 발성 기법 등에서 아주 대조적인 음악이라고 느껴지는데요, 신기하게도 성악을 전공한 트로트 가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성악을 전공했다고 해서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잘 소화한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대중 음악을 하면서 성악의 느낌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호중, 손태진과 같은 성악 트롯 가수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분명 성악적인 매력이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뜻이 아닐까요?

성악과 트로트 음악의 차이

흔히 생각할 때 성악은 예술적이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교양있는 사람들이 즐겨 듣는 음악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트로트의 경우 대중적이고 친근하며 국민적인 정서가 잘 녹아있는 서민 중심의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성악가의 노래와 트로트 가수의 노래를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곡 자체의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지만, 만약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치면 발성 기법에서 굉장한 차이가 드러나게 됩니다.

성악가는 몸 전체를 악기처럼 사용한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반대로 트로트는 일명 코창력이 중요하다는 말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노래를 부를 때 소리를 내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신체 기관이 서로 다르다는 뜻이 되겠죠. 성악의 경우 소리의 울림 자체가 굉장히 커서 멀리 퍼져나가는 반면, 트로트는 비음을 사용하거나 꺾어서 부르는 창법이 사용됩니다. 

성악가가 무대에서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하다
성악 발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의 모습

트로트는 소리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맛을 살려 부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앞서 말한 코창력 역시 비음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창력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트로트 창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악 발성에 익숙한 성악가가 갑자기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도전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성악가 출신인 김호중과 손태진은 어떻게 해서 대중에게 인정을 받는 트로트 가수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성악가 출신 트로트 가수가 늘어나는 이유

대표적인 성악 트롯 가수라고 하면 단연 김호중 가수부터 떠올리게 되는데요, 미스터 트롯에서 인상적인 노래 실력으로 장연정 마스터에게 괴물 같다는 과격한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대중적으로 트롯 실력에 대해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성악 느낌이 강하다는 이유로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타는 트롯맨에서 트로트에 대한 도전으로 관심을 모은 손태진 역시 이미 성악가로서 너무 유명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우려의 시선이 더 커보였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트로트와는 너무도 다른 음색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경연을 통해 점차 성악을 기반으로 한 색다른 트로트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음색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성악을 전공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뛰어난 음악성이 보장되는 만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득이 될 수도, 실이 될 수도 있겠더라고요.

이후 경연 프로에서 신명근, 길병민, 김현수, 염유리, 복지은 등 성악을 전공한 출연자의 지원이 늘어나면서 다시 한 번 성악과 트로트를 넘나드는 시도가 눈에 띄었습니다. 대중적으로 더 가깝게 다가가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점에서 트로트 장르는 매력적인 가치가 충분하니까요.

트로트에 성악 발성을 활용하는 방법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엄청난 모험이기도 합니다. 현재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높은 인기를 실감하는 손태진과 김호중 역시 절대 쉬운 도전이 아니었으며 고민하는 모습이 자주 엿보이기도 했으니까요.

트로트를 듣는 입장에서 너무 성악 발성으로 노래를 부르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고, 성악 발성을 아예 뺀 다음 꺾기와 같은 기교에만 집중하면 흉내를 내려는 모습으로 비춰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트로트를 부를 때 성악 발성을 부담스럽지 않게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여러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자신이 부를 트로트 곡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서 성악 발성을 활용하거나, 간주 부분에서 따로 애드립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예 편곡을 다시 해서 성악과 트로트를 적절히 잘 섞는 방법도 있고요.

성악에서 보여줄 수 있는 폭발적인 고음이나 가창력으로 노래에 집중을 시키는 데 활용하면 얼마든지 자신만의 강점이 되어 성악 트로트 가수로서 큰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결 과제는 감정 전달이 아닐까?

트로트 가수의 노래를 듣고 울고 웃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떠한 기교나 가창력보다 감정 전달이 가장 중요한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 성악가에서 트로트 가수로 도전을 한다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어떻게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성량이 풍부하고 음역대가 커서 '노래를 어쩜 저렇게 잘 부를 수 있지?' 감탄만 하며 바라보는 것 보다는 마치 내가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푹 빠져들 수 있도록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내가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는지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노래를 통해서 감정을 전달하고 교감하고 싶다는 마음이 잘 느껴져야 합니다. 

이미 기본 실력은 확실한 만큼 조금만 더 관객과의 호흡에 중점적으로 신경을 쓴다면 트로트 가수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나만의 음색과 성악 발성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감동을 주는 노래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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