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 친절한 선주씨 감상평 - 복잡한 관계 설정 때문에 결코 친절하지 못했던 이야기

친절한 선주씨 드라마의 장르는 복수극이지만, 코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전혀 무섭거나 잔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었던 일일드라마였습니다. 모두가 바라는 대로 권선징악의 해피엔딩으로 개운하게 끝나는 점도 좋았고요.

하지만 주인공인 피선주를 중심으로 너무 복잡하게 출생의 비밀이 서로 얽히다 보니, 나중에는 왜 굳이 이렇게 까지 관계 설정을 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지만, 한 드라마에 이렇게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건 드라마 역사상 처음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한 마디로 주인공 선주씨는 친절했지만, 등장 인물의 숨겨진 관계는 친절하지 못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 친절한 선주씨 전체 줄거리 요약

남편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선주는 어느 날 남편 전남진과 친구 진상아의 불륜을 알게 된다. 그녀의 헌신은 무너지고, 결혼 생활은 배신으로 끝난다.

남진은 상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축 회사에 입사하며 야망을 드러내고, 상아는 불륜의 죄책감보다 새로운 삶에 대한 욕망을 택한다. 두 사람은 선주를 철저히 버리고 서로의 이해관계 속에서 손을 잡는다.

모든 것을 잃은 선주 앞에 건축가 김소우가 나타난다. 이혼의 상처를 공유한 두 사람은 점차 서로에게 이끌리고, 함께 무너진 삶을 다시 세워가며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하지만 상아와 남진의 집착과 욕망은 멈추지 않고, 네 사람의 관계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친절한 선주씨는 잘못된 결혼이라는 낡은 집을 허물고, 사랑과 자존심으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과정을 그린 인생 리모델링의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다. 배신에 대한 응징과 인생의 재건이 교차하는 치열한 대결 속에서 인간의 진짜 친절함과 잔혹함이 동시에 드러난다.

여러 사람들 속에서 힘든 표정의 주인공 선주씨
복잡한 관계 때문에 웃을 수 만은 없는 드라마

처음엔 피선주와 전남진이 부부였고 진상아와 김소우가 부부였는데, 이혼의 과정과 여러가지 일들을 함께 겪으며 결국 피선주와 김소우가 부부가 되고 진상아와 전남진이 부부가 됩니다. 서로 앙숙이었던 선주와 상아의 남편이 서로 맞바뀐다는 것 자체로도 파격적일 수 있지만, 성격적인 궁합으로 볼 때는 처음부터 이렇게 만났어야 하는 인연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체 줄거리만 봤을 때는 전혀 복잡해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살펴보면 머리가 아파오실 수도 있어요. 이유는 바로 출생의 비밀이 주인공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쪽 가족 모두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등장 인물의 출생의 비밀을 정리해보면?

주인공 피선주는 홀어머니 아래에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세자매와 함께 자라게 됩니다. 긍정적이면서 친절한 성격의 피선주와는 반대로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 욕심만 많은 진상아는 학창시절부터 악연으로 얽혀있습니다. 게다가 진상아가 피선주의 남편을 빼앗고 악행을 일삼았는데 첫 번째 출생의 비밀로 선주와 상아의 운명이 서로 바뀌었다는 진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선주가 진중배 회장의 친딸이라는 사실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대부분 쉽게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혀 놀랄 필요가 없었답니다. 하지만 주인공 외의 주변 사람들이 모두 출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면 그건 누구도 예상이 어려운 부분이 아니었을까요?

상아의 남편이었던 김소우는 고아인 줄 알았으나 이혼 이후 재력가인 친엄마를 만나게 되는데요, 여기까지도 전혀 불만 없이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고 내용이 잘 진행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피선주의 언니가 오혜란의 잃어버린 딸이었고, 피선주의 동생은 업둥이였다는 설정으로 세 자매가 사실 모두 혈연 관계가 아니었다는 이야기가 숨어있었습니다. 게다가 오혜란 여사의 두 아들 역시 모두 친자식이 아니었는데 특히 둘째 아들 정우상은 진상아의 친동생으로 밝혀지면서 여기서 논란이 생기고 놀란 분들이 많으셨더라고요.

정리해 보면 이 드라마의 등장 인물 중 선주와 상아, 소우까지는 친부모를 뒤늦게 찾게 되는 걸 이해하지만, 피진주, 피미주, 정태상, 정우상까지 모두 출생의 비밀이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드라마가 갑자기 꼬여버린 느낌이 들게 되었습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드라마의 흐름에 반전을 주면서 더 몰입을 부추기면서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지만, 이렇게 한 드라마 속에서 너무 많이 등장하는 건 아마도 드라마 역사상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네요.

친절한 선주씨는 코믹 드라마?

드라마 내용이 이렇게 복잡해지기 이전에 초반부터 이 드라마는 심상치가 않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분명히 불륜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나면서 복수를 하는 내용인데 의외로 웃긴 장면들이 많이 등장을 하더라고요.

요상한 꿈을 꾸는 장면이나, 김소우가 엉덩이로 이름을 쓰고 코믹춤을 추기도 했고, 실제로 김소우 역할을 연기한 송창의 배우는 굉장히 진중하고 멋진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서 보는 입장에서 괜히 더 부끄럽고 재미있고 그랬던 것 같네요. 바지가 벗겨지는 장면까지 등장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전남진도 교도소에서 탕후루 춤을 추며 제대로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이상하게 우습다기보다는 잘 어울리더라고요.

게다가 느닷없이 김소우의 소개팅녀로 인기 유튜버 랄랄이 등장하면서 화제가 되었잖아요. 랄랄이 지금은 이명화 가수로 더 유명해졌지만, 기름진 화장을 하고 성형중독 실장님 이유라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소개팅을 할 때도 너무 인상깊은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막장 코믹 복수극이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결론은 최정윤의 재발견?

친절한 선주씨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고 난 후에 저의 개인적인 감상평은 배우 최정윤에게 딱 맞는 역할이었고, 얄밉게 연기를 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동안 최정윤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없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악역을 잘 소화하는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사실 송창의 배우의 연기는 항상 안정적이면서 괜히 더 기대하게 되는 편인데요, 드라마 중간 중간 보여준 코믹한 연기도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잘 살리더라고요.

여러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연기자들의 어색한 연기 때문에 보기 힘들더라도 소재나 내용이 재미있어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고요, 도대체 내용이 왜 이런가 싶어도 배우들이 연기력으로 멱살 잡고 이끌어 가는 드라마가 있는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내용적인 전개 면에서 편하게 시청하기는 어려웠으나, 송창의 배우와 최정윤 배우의 연기에 집중하며 재미있게 시청했던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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