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을 잡아라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는 중년 남자 배우 세 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일일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항상 가난하지만 밝고 씩씩한 여성 캐릭터의 성장과 복수를 다루는 기존의 드라마 줄거리에서 벗어나, 돈과 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흔히 하는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복권에 당첨되었다면 하는 상황을 그려보면서 이 드라마에 몰입하다 보면 각 인물들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깊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나였다면 절대 상황을 저렇게 만들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많고요.
우연히 얻게 된 거액의 행운 앞에서 사람들의 우정과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이 드라마를 통해 인간의 내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드라마 대운을 잡아라 전체 줄거리 요약
한무철, 김대식, 최규태는 학창 시절 위험에서 서로를 구해주며 영원한 우정을 약속하게 되지만, 시간이 흘러 변해버린 모습만큼 우정 또한 변해간다.
한무철은 악착같이 돈을 벌어 여러 채의 건물을 보유할 만큼 부자로 성공하지만, 돈 앞에서 지나치게 인색한 모습을 보이며 가족과 친구들을 외면하는 주인공이다. 돈을 보고 접근한 사기꾼에게 당해 큰 돈을 잃고, 사고로 기억까지 잃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
김대식은 부인 이혜숙과 함께 치킨집을 운영하며 금전적으로 힘들어도 서로 의지하며 화목한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한무철에게서 받은 복권이 1등에 당첨되면서 가족 사이에서는 당첨금을 두고 서서히 불화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최규태는 심장병이 있는 아들을 홀로 키우다가 수술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무철에게 거절당하고, 우연히 한무철의 건물을 파는 과정에서 이중 계약으로 돈을 챙기게 된다. 그리고 한무철이 대운 빌딩을 지키기 위해 명의를 넘기자, 욕심이 생겨 진실을 끝까지 숨기려 한다.
돈밖에 모르던 한무철이 돈과 기억을 잃으면서 성실한 청년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가족과 친구들과 가까워지지만, 복권 당첨과 건물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면서 배신감에 휩싸인다.
돈을 두고 뒤틀린 세 사람의 우정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는지, 갈등과 회복의 과정 속에서 우리의 삶에 진정으로 중요한 대운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대운을 잡아라 마지막 줄거리 최종회 내용은?
사실 어떻게 끝날 지 알듯하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요, 김대식은 과연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요? 한무철은 김대식이 시한부라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지난날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인데요, 그래서 김대식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직접 간이식을 해줍니다.
한무철이 괴롭혀서 김대식이 큰 병을 얻게 되었다는 원망을 들으며 한무철의 마음도 편하지 않거든요. 큰딸의 간이식은 거부했지만 한무철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에 간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정을 하죠.
한 때는 돈 때문에 우정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 한무철이 우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결론적으론 세 명 모두 경제적 어려움 없이 노년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이 드라마 끝나고 하는 다음 드라마 예고편 때문에 벌써부터 흥행조짐이 보이고 있네요.
등장인물 성격과 배우들의 연기력 조합
배우 손창민이 정말 오랜만에 한무철이라는 구두쇠 역할로 안방 극장에 찾아오면서 반가움이 크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대사를 할 때 마다 너무 과장되게 한무철 캐릭터를 연기하는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기억을 잃은 한무철을 연기할 때는 완전히 상반되는 목소리톤과 표정으로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모든 것이 앞으로의 줄거리 전개와 주인공의 내면의 변화를 생각해서 계산된 연기였다고 생각하니까 역시 연기 내공은 무시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특히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다시 사고로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할 때, 기억을 잃기 전후의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하는데 살짝 소름이 끼쳤습니다.
김대식을 연기한 선우재덕 배우의 경우 일일 드라마에서 워낙 단골로 등장하는 분이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믿고 보는 배우 중 한 분입니다. 눈이 뒤집히는 악역을 하시다가, 가장의 무게를 짊어진 선한 아버지 역할을 하실 때는 영락없이 여러 캐릭터를 넘나 들며 연기하는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드라마에서는 복권 당첨금 때문에 마음 놓고 기뻐할 수도 없는 캐릭터로서 내면의 고민을 잘 살려서 표현하신 것 같아요. 친구가 준 복권이 당첨되었을 때 정확히 반을 돌려주기 힘든 것도 사실이고, 가족들에게 알리거나 큰 금액을 나눠주기 힘든 것도 현실적인 고민이잖아요. 드라마를 보는 입장에서는 솔직히 남의 일이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처음부터 당첨금의 반을 한무철에게 줬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최규태가 사실 가장 욕을 많이 먹고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박상면 배우는 처음엔 예전 시트콤 연기의 이미지가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지 못하고 쩔쩔 매는 모습이 너무나 현실적이었고, 특히 다리 밑에서 소리내어 우는 모습에서는 저건 정말 그냥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울부짖는 모습이구나 싶었습니다.
최규태는 혼자 아들을 키우는 싱글대디로 등장하는데요, 드라마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친구 몰래 돈을 빼돌린 것도 모자라 건물 명의만 빌려준 것도 숨기고, 그 돈으로 투자까지 하면서 갑자기 돈이 생기고 환경이 변하면 사람이 점점 어떤 모습으로 바뀌는지 여실히 보여준 캐릭터였습니다.
개인적인 전체 감상평과 아쉬웠던 점
그동안 여러 드라마에서 복권이 당첨되는 장면이 등장했으나, 이렇게 사건 발달의 중점적인 역할을 하며 핵심 소재로 등장했던 경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내용이 어떻게 이어질지 호기심이 커지더라고요. 하지만 길게 이어지는 연속극의 특성상 초반에는 당첨 사실을 알게 되기 까지의 시간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주인공들의 대립 외에도 이혜숙과 이미지가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서로의 주장이 억지스러운 면이 많아 공감이 어려울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마주칠 때 마다 소리를 지르고, 뺨을 때리고 하는 장면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일 드라마의 한계라고나 할까요? 자신이 첫사랑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남편을 멀리하고 이혼 결정으로 치닫으며 이미자와 언쟁을 벌이는 혜숙의 모습에서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석진과 한서우가 사귀고, 김아진과 한태하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과정들 역시 굳이 두 집안 안의 남매가 서로 이렇게 얽히는 게 맞는가 싶더라고요. 사실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황금옥과 최규태 사이에서 하룻밤 실수로 아이가 생겼다는 설정이었습니다.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메인 스토리와 더불어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필요하겠지만, 솔직히 황금옥이 너무 안타까운 캐릭터가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쓰이더군요.
결국 마지막엔 모두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황금옥과 최규태가 결혼하는 건 뜯어 말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인생에서 진짜 대운이란 뭘까?
이 드라마가 던지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인생에 있어서 돈보다 우정, 가족, 사랑 등 여러가지 중요한 것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결국 돈이 최고가 아니라는 깨우침을 얻게 될 수 있을까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돈이 가장 중요하다고 쉽게 말하고, 그게 어찌보면 잔혹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본 가족의 모습처럼 돈이 많지만 서로 행복하지 않거나, 돈이 없어도 화목한 가정이 있기도 해요. 돈 때문에 우정이 변하기도 하고, 돈이 없어도 진실되게 서로를 사랑할 수도 있고요.
대운의 뜻은 인생에서 만나는 아주 좋은 운수나 기회를 뜻하는데요, 그 대운이 누군가에게는 돈이 될 수 있고, 뜻하지 않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 좋은 가족을 만나는 것,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도 결국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대운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