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음악이 중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트로트 음악이 한국의 대중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중장년층이 즐겨 듣는 음악으로써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특징은 무조건 트로트라고 해서 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트로트 가수가 부르는 무슨 곡을 가장 즐겨 듣는지 음악에 대한 취향이 뚜렷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거나 '힘든 시기에 이 곡을 들으면서 슬픔이 사라졌다'는 등의 여러가지 긍정적인 경험을 한 분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실제로 트로트 음악이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트로트 음악은 과연 즐겨 듣는 것 만으로도 중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트로트를 즐겨 듣는 멋진 중년의 신사
트로트를 가장 즐겨 듣고 있는다는 중년 남성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중장년층

중년 이상의 나이가 되면 신체적인 노화로 인해 각종 건강 문제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더불어 호르몬의 영향으로 이 시기부터 눈물이 많아지거나, 우울감을 느끼는 분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 나이가 들수록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는 이야기죠.

중장년층으로 나이가 올라갈수록 자식이 결혼하면서 분가하거나, 배우자와의 이혼 또는 사별 등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 수가 줄어드는 비중이 높아집니다. 게다가 퇴직 등으로 인해 사회 활동이 줄어들면서 대인 관계 역시 줄어들게 되죠. 이렇게 대화할 사람이 줄어들고, 가정에서 고립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년부터 건강을 챙기기 위해 영양제를 복용하는 분들은 많지만, 스스로 정신 건강을 돌보는 분들은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중장년층은 외로움이나 우울감,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체적인 노화에 대해 받아들이는 과정이나, 가족들과의 분리 등으로 인해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이기도 합니다.

트로트 음악이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유

트로트 음악에 대해 나이가 많은 분들만 즐겨 듣는 굉장히 시끄럽고 요란한 음악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의 뽕짝 이미지가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뽕짝을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다는 건 절대 아니겠죠?

트로트 가수를 열성적으로 따라다니는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연히 이 가수의 노래를 듣자마자 눈물이 나고, 마치 나를 다독여 주는 것 같았다'는 표현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그저 노래 한 곡을 들었을 뿐인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죠. 트로트 음악에 어떻게 그런 효과가 있을 수 있나 궁금한 부분입니다.

사실 트로트 음악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고, 그 중에서도 심금을 울리는 수많은 곡들과 감성적인 목소리의 가수들이 많이 탄생했습니다. 발라드 트로트의 경우 멜로디 자체가 슬프고 애절한 곡들도 많지만, 정서적인 위안을 주는 곡들은 특히 가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인생을 살아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마치 내 인생을 들여다보고 그래도 잘 살았다고 위로해주는 듯한 감명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이런 형식의 가사는 조항조나 나훈아의 노래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나훈아의 경우 직접 가사를 쓰면서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수필과 같은 내용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로트 노래 중에 슬픈 노래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빠르고 신나는 곡들도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서 무기력할 때, 경쾌한 리듬의 댄스 트로트를 들으며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저절로 흥겨운 리듬에 몸이 반응하게 되면서 춤추며 노래를 부르다 보면 어느새 웃음과 함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으니까요.

중장년층에게 트로트 음악의 진짜 의미는?

트로트 노래가 더 이상 흘러간 옛 노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가장 인기가 많은 대중문화의 한 영역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인기가 뜨겁다는 것은 그만큼 취향에 맞는 음악일 뿐 아니라, 공감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집에만 계시던 부모님께서 트로트 음악 덕분에 활기를 찾으시고, 팬카페 활동까지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나이라는 숫자에 갇혀있다가 노래를 통해 새로운 해방의 창구를 찾으신 셈이죠. 연세가 많은 분들이 콘서트장에서 응원봉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춤까지 따라 추시는 모습을 모면 '이게 바로 음악의 힘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중년 이상의 나이가 되어도 마음 만은 젊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을 수 있고요.

감동을 주는 목소리와 공감 가득한 가사로 인해 트로트 노래에 푹 빠져들기도 하지만, 인생에 또 다른 활력을 일깨워주고 정신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트로트 음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어느덧 그런 나이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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