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은 왜 그렇게 자주 싸우고, 또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런 걸까요? 어떻게 보면 서로를 정말 많이 닮은 것 같은데 한편으론 가장 서로를 이해 못 하는 사이인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딸 입장에서는 엄마가 다른 식구들에게는 안 그러시면서 유독 왜 나에게만 짜증을 자주 내고 화풀이를 하는 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사소한 차별을 받으면서 크다보니 혹시 나는 남의 자식인가 그런 상상까지 했던 적도 있지 않나요?
엄마에게 딸은 어떤 존재일까?
엄마와 다투다 보면 항상 마지막엔 너도 시집가서 너 같은 딸 낳아봐라, 혹은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그렇다 이런 말들을 자주 하시더라고요.
엄마가 처음이라고 해서 엄마가 나를 대하는 태도를 다 이해하고 넘어가긴 힘든 것 같아요. 왜냐하면 혹시 엄마에게 나는 딸이 아니라 화풀이 대상인가 싶을 정도로 사소한 일로도 언성을 높이며 짜증을 내실 때가 많거든요.
엄마와 딸이 싸울 땐 정말 격렬하게 서로 한마디를 양보 안 하고 언성을 높이게 되는데요, 각자의 입장이 분명 있겠지만, 서로 이렇게 싸우다 보면 진짜 원수가 따로 없습니다. 한 집에 살면서 며칠 씩이나 서로 대화를 안 하기도 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유없이 사이가 곧 풀어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이가 다시 좋아집니다. 이럴 때는 또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는데요, 백화점도 함께 가고 영화도 함께 봐요. 이럴 때 아들 엄마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지요.
딸들은 아빠보다 엄마를 편하게 생각하고, 가장 많은 대화를 하게 됩니다. 엄마도 아들보다는 딸에게 속 깊은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요. 오늘의 적이자, 내일의 동지를 오가는 사이가 반복되는 이유인 것 같아요.
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하던가요? 하지만 성격은 딸과 엄마가 비슷한 집이 많아요. 아무리 부정해도 어딘가 닮은 부분들이 있어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보고 자라왔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그 집 엄마를 보면 그 딸이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하지만 엄마의 짜증이 딸에게만 매번 되풀이되니까 괜히 혼날까 봐 자꾸 눈치를 살피고 주눅이 들기도 해요. 참다 참다 엄마에게 도대체 왜 나만 보면 그러시냐고 대들고 싸워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 속 상처만 깊어지고 해결 방법은 딱히 없는 것 같더라고요.
짜증 내는 엄마 대처법이 있다면?
엄마들이 다 그러시는 건 아니겠죠? 집안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우리에게 풀듯이 자주 짜증을 내시는데 엄마의 이런 짜증 때문에 집안 분위기도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짜증을 낸다면 원래 짜증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독 가족 중에 나에게만 특별히 더 많이 화를 내시는 건 또 왜 그런 걸까요?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혹시 나는 엄마에게 말 그대로 욕받이인걸까요?
왜 엄마는 나한테만 이렇게 짜증내고 화를 내시냐 따져도 보고, 언성도 높여보았지만, 엄마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내가 엄마를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바뀌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엄마가 타당한 이유없이 무작정 짜증을 내실 때 이렇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 최대한 귀담아 듣지 않으려 노력한다.
-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시시비비를 가린다.
- 혹시 갱년기 증상은 아닌지 체크해 본다.
- 주제를 황급히 다른 이야기로 돌린다.
- 엄마의 눈에 최대한 띄지 않도록 한다.
- 독립을 준비한다.
엄마가 무엇 때문에 짜증을 내는지 상황에 따라겠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면 내가 그 말들로 인해서 상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생각하고 흘려듣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도대체 왜 겨우 그런 일로 역정을 내시냐고 따지는 것은 결국 더 언성을 높이게 만들고 감정 대립이 더 심해지더라고요. 엄마는 이럴 때 짜증이 나시는구나 조금씩 이해해 보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엄마의 모든 생각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각기 다른 생각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죠.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다면 항상 화풀이 대상이 되는 나 자신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일 수 있어요. 그럴 땐 차라리 엄마와 거리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에게서 독립을 하고 나서 의외로 사이가 더 좋아진 관계가 많더라고요. 아직 독립을 하지 못했다면 천천히 독립을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부모자식 관계에서 연을 끊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죠.
엄마는 사실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없거나, 화를 제 때 풀지 못해서 그러신 게 아닐까 염려가 되기도 해요. 내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면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은 것이 자식의 마음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어떤 집은 엄마가 너무 여려서 오히려 자기 딸처럼 느껴지는 자식도 있다고 하네요.
엄마의 짜증에 대해 혹시 몸이 어딘가 불편하신 곳은 없나 걱정해 보고, 갱년기 증상에 대해서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엄마 나이에 좋다는 영양제도 사다 드렸습니다. 큰 효도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엄마를 챙기다 보면 관계가 달라지는 때가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