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남자친구를 예비 사위라고 부를 정도면 벌써 어느 정도 결혼 얘기가 오고 갔다는 뜻이 되겠네요. 마찬가지로 아들의 여자친구를 예비 며느리로 부른다는 건 단순히 교제하는 사이를 넘어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미 준비를 시작하는 단계가 되겠지요?
그런데 솔직히 이렇게 자식이 결혼할 사람으로 인사를 시킨 마당에도 예비 사위나 예비 며느리가 마음에 영 들지 않아서 속앓이를 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지금이라도 결혼 준비를 뜯어 말리고 싶지만 이미 준비가 척척 진행 중인데 어찌할 도리가 없더라고요. 결혼 준비하다가 서로 자연스럽게 사이가 틀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있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안 내키는 예비 식구 문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예비 며느리, 예비 사위가 왜 마음에 안 들까
자식 결혼을 앞두고 예비 며느리나 예비 사위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는 아마 대부분 첫 인상부터 좋지 않았던 경우가 많을 거예요. 그럼 이렇게 결혼 이야기까지 오가기 전에 처음 인사 왔을 때 빨리 반대를 하지 그랬냐고요?
솔직히 이렇게 둘 사이가 깊어져서 결국 결혼까지 진행될 줄은 그때는 몰랐거든요. 그리고 남녀 사이가 말린다고 말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불이 붙기도 해서 지켜보자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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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 사이는 너무 좋은데 부모의 마음은 그게 아니다 |
그럼 왜 내 자식이 좋아서 결혼까지 하겠다는 예비 식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느냐, 이 부분이 궁금하실텐데요, 그냥 사람을 처음 딱 보자마자 인상이 안 좋거나 느낌이 이상하게 안 좋은 경우가 있지 않나요?
분명 마음엔 썩 들지 않지만 사람을 한 번 보고 판단하기는 이르고, 자식을 믿어보자는 마음에서 더 두고 지켜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가끔 오래 볼수록 진국인 사람도 있으니까요.
제 측근 중에서는 예비 사위가 너무 못생겨서 반대를 한 케이스가 있어요. 보자마자 외모가 너무 아쉬운 데다가 키도 작아서 딸의 눈이 정상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고 해요. 딸이 왜 사람 외모를 가지고 지적하냐며 자신도 잘난 게 없다며 우겨서 결혼을 마지못해 승낙했지만 여전히 예비 사위가 탐탁치 않다고 하네요.
또 이런 케이스도 있습니다. 아들이 여자를 데려왔는데 너무 성격이 이상하더래요. 처음 뵙는 자리에서 혼자 들떠서 횡설수설 말도 어른들 앞에서 너무 막 하는데다가 푼수끼가 다분해서 아들한테 실망을 했다고 합니다. 넌 어디서 저런 애를 만난 거니? 그런데 지금은 그 아이가 예비 며느리가 되어 가끔 보는데 여전히 천방지축 성격이 적응이 안 된다고 하시네요.
사실 외모나 성격보다 오로지 조건 때문에 반대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데요, 예비 신부가 나이가 훨씬 많다거나, 예비 신랑의 직업 때문에 좋게 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자식은 초혼인데 자식의 결혼 상대는 이미 한 번 갔다 온 경우에도 마찬가지겠죠?
종합적으로 외모, 성격, 직업, 이혼 경험 등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는데 의외로 예비 며느리나 사위 때문이 아니라, 예비 사돈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기 직전까지 반대를 하시는 경우도 있답니다.
내 자식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물론 부모 입장에서 처음부터 아주 마음에 드는 예비 사위나 며느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든 처음 보는 남인 데다가 자식의 인생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하면 더 신중하고 깐깐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팔이 안으로 굽을 수 밖에 없는지라 내 자식의 장점을 더 후하게 생각하고, 남의 자식의 단점이 더 커 보이는 문제도 어쩔 수 없는 솔직한 마음이고요.
사람 마음을 쉽게 바꾸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이미 결혼 승낙을 하셨다면 더 이상 반대보다는 우리 집 사람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예비 며느리, 예비 사위를 예쁘게 봐주시면 어떨까요?
처음엔 반대했지만 막상 결혼 후에 잘 사는 모습을 보며 나중에는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시기도 하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