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 신사와 아가씨 감상평 - 흔한 재벌 로맨스보다는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

드라마 제목만 보고도 이미 드라마의 결말까지 모두 예상하실 수 있습니다. 재벌 신사와 평범한 아가씨가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겠구나!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로만 흘러갔다면 이 드라마가 매번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화제가 될 수 없었겠죠? 물론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남녀 주인공의 나이와 배경을 뛰어 넘는 사랑이 되겠지만, 그보다도 평생 함께 할 진짜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더 중점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신사와 아가씨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20대의 젊은 아가씨가 40대 아저씨와 상대 배역으로 만나는 것에 대해 구시대적인 스토리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종영까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남자 주인공인 지현우 배우는 연기 대상까지 수상하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안착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요?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전체 줄거리 요약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신사와 아가씨의 이야기.
재벌가 회장 이영국은 아내를 잃고 세 남매를 홀로 키우며 살아간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부유한 신사이지만, 가족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한 채 무미건조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밝고 씩씩한 가정교사 박단단을 만나게 되고, 그녀는 이영국의 집에서 세 아이들을 돌보게 된다.

처음에는 신분과 나이 차이 때문에 갈등도 있었지만, 단단은 진심과 따뜻함으로 아이들에게 금세 마음을 얻는다. 또한, 무심했던 이영국의 삶에도 변화를 일으키며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다. 무려 14살의 나이 차이, 주변의 시선과 반대, 그리고 얽히고 설킨 가족 문제들이 끊임없이 두 사람을 시험한다.

이영국은 과거의 기억을 잃은 상태였고, 단단과의 인연 또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드러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상속 문제와 가족 간의 비밀, 욕망이 충돌하며 여러 사건이 벌어지고, 두 사람은 수많은 오해와 이별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진심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결국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다. 긴 시간의 고난과 역경 끝에, 신사와 아가씨는 사랑을 지켜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 나가게 된다.

신사를 상징하는 모자와 아가씨를 상징하는 장미
신사와 아가씨는 어떻게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요?

전체 줄거리를 훑어보면 어디서 많이 본 내용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가정교사와 재벌 회장의 만남이라는 소재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런 만남이 흔하니까요. 우선 남자 혼자서 세 명의 아이를 키운다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가, 입주 가정 교사도 흔한 직업은 아니죠. 게다가 14살 차이가 나는 돌싱 남자와 미혼 아가씨의 만남이라니... 주변의 반대는 두 사람 앞에 당연히 험난한 고비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내용이 전개되면서 주말 드라마의 뻔한 요소인 기억 상실과 출생의 비밀까지 등장했음에도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드라마에 몰입과 흥미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배우 지현우의 역할이 컸다고 봐야할 것 같아요. 제가 시청한 이 드라마의 매력은 이렇습니다.

신사와 아가씨의 재해석과 개인적인 전체 감상평

신사와 아가씨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여운이 남았던 이유는 바로 임영웅의 '사랑은 늘 도망가' 라는 노래 덕분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드라마 종영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음원 사이트와 노래방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노래 때문에 드라마가 흥행했다고는 볼 수 없겠죠? 연기 변신을 시도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지현우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거든요.

지현우는 예전부터 드라마를 즐겨 보시는 어머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굉장히 많은 배우였어요. 웃을 때 눈가에 주름이 서글서글한 인상을 더하며 귀여우면서도 키가 굉장히 큰 데다가 선해 보이는 얼굴이거든요. 연하남 캐릭터로서 인기가 높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귀여운 연하남이 아니라 재벌 회장 이영국이라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다소 안 어울리는 배역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특히 초반에 중후한 회장의 느낌을 내기 위해서 과도하게 낮게 목소리를 깔면서 천천히 대사를 하는 모습이 굉장히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이 장면이 짤로 돌아다니면서 천하의 지현우가 발연기를 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어요. 하지만 신사와 아가씨 드라마를 계속 시청하신 분들이라면 이유가 있는 연기였다는 것을 금세 아실 수 있었고요. 이 드라마에서 기억 상실이라는 설정을 연기해야 했던 지현우는 40대의 이영국과 20대의 이영국이라는 두 사람의 캐릭터를 각각 다르게 표현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20대에서 다시 기억이 돌아온 40대의 이영국은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결국 세 명의 인물을 각기 다르게 연기를 해야 했던 것이죠.

처음엔 이런 시나리오를 몰랐기 때문에 단순히 안 어울리는 연기톤을 지적하며 발연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결국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신사와 아가씨의 이영국은 인생 캐릭터로 남게 되었답니다. 한편, 여자 주인공인 박단단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이 드라마를 통해 이세희 배우를 처음 보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처음 보는 얼굴이 경쟁이 치열한 주말 드라마의 여자 주인공 역할을 차지했다는 것 만으로도 큰 화제가 될 수 밖에 없었죠.

이세희 배우를 딱 처음 봤을 때 드는 생각은 얼굴이 정말 작으면서 어딘가 촌스러운 듯 하면서도 신비로운 얼굴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단단이라는 인물을 연기하기에 너무 세련되지도 않으면서 어리고 통통 튀는 캐릭터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때로는 철부지 아가씨로 보이지만, 속 깊고 단단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심지가 곧은 인물이었습니다. 이름이 단단이라는 것 부터가 평범한 인물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뒤늦게 친엄마를 만나서 여러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힘든 역할이었어요.

사실 최근들어 이세희 배우가 전참시라는 예능 방송을 통해 엉뚱한 성격과 행동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신사와 아가씨 드라마 역시 다시 여러 사람들에게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면서 신발이 벗겨지고, 맨바닥에 드러눕는 등의 행동이 모두 설정에 의한 연출이 아니냐하는 논란이 있었거든요. 반면에 이 드라마에서 함께 연기했던 오현경과 윤지숙 배우와 만나는 장면을 통해 이세희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이고 함께 연기한 동료들에게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가식이나 꾸며낸 모습이 아니라, 순수하고 베풀기 좋아하는 밝은 아가씨더라고요.

드라마를 볼 때 전체적인 줄거리나 장르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등장인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표현력에 따라 캐릭터가 달라지는 만큼 캐스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 배우의 성격이나 평소 모습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아서 지현우와 이세희 배우의 연기에 집중하며 주말 드라마 '신사와 아가씨' 다시보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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