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 결혼하자 맹꽁아 감상평 - 결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다

수많은 드라마 제목 중에 가장 독특한 이름으로 기억되는 결혼하자 맹꽁아!에 대한 리뷰를 해볼까 하는데요, 여기서 맹꽁이는 개구리를 닮은 동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여주인공의 애칭입니다. 맹공희라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극중에서 맹꽁이로 불리게 되거든요.

제목만큼 드라마 소재도 여느 일일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참신함이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여러 시련을 겪으며 결혼을 선택하는 과정과 더불어, 엄마로서의 삶과 여자의 인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였기 때문이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딸의 입장과 엄마의 입장에서 각각 공감을 하며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어느새 여자로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되는 그런 드라마랍니다.

드라마 결혼하자 맹꽁아 전체 줄거리 요약

KBS1 일일드라마 결혼하자 맹꽁아는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선택과 갈등을 통해 '진짜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가족 드라마다.

주인공 맹공희(박하나)는 패션회사 계약직 디자이너로, 정규직 전환을 꿈꾸며 꿋꿋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직장에서 경쟁과 불합리, 집에서는 가족의 기대와 갈등 속에서 흔들리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다.

그 앞에 어린 시절 인연이었던 재벌가 후계자 구단수(박상남)가 다시 나타난다. 엇갈린 감정과 오랜 인연은 두 사람을 자연스레 끌어당기지만, 회사 동료이자 선배인 서민기(김사권)와의 관계 또한 깊어지면서 미묘한 삼각 구도가 형성된다. 여기에 자유분방한 비혼주의자 강지나(이연두)가 얽히며 갈등은 점점 복잡해진다.

결혼 반지와 손을 내미는 모습이 함께 그려진 포스터
나랑 결혼해 줄래? 실제로 드라마에 '결혼해 줄래' 노래가 나온다

이야기는 단순한 연애극에 머물지 않는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부모 세대의 이혼과 재혼, 자녀 세대의 결혼과 비혼까지. 각 세대가 겪는 결혼의 모습이 교차되며, '결혼이 행복의 완성이 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날카롭지만 따뜻하게 풀어낸다.

특히 드라마 후반부에는 숨겨진 가족사와 충격적인 혈연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인물들은 각자의 선택을 다시 고민하게 된다. 사랑과 의무, 자존심과 행복 사이에서 흔들리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을 되돌아보게 한다.

결국 결혼하자 맹꽁아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가족·사랑·결혼이라는 오래된 제도가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진지하게 묻는 작품이다.

세 여자의 선택을 중심으로 한 전체 감상평

우선 드라마 제목에서 짐작이 가능한 부분은 맹공희라는 주인공이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할 수 있겠죠?

KBS에서 방영되는 저녁 드라마는 채널에 따라 성격이 약간 다른데요, 특히 KBS1 채널의 드라마는 120부작으로 방영이 되기 때문에 흐름이 굉장히 긴 편입니다. 따라서 주인공이 쉽게 결혼하는 전개로 드라마가 끝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밝고 씩씩한 맹공희 역시 본인의 선택으로 마주한 현실 앞에서 좌절을 겪기도 합니다. 특히 남자 주인공인 구단수가 아니라, 서민기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사랑 없는 결혼을 결심할 때 시청자의 입장에서 충격을 받기도 했어요.

분명히 구단수와 맹공희가 결혼을 하는 엔딩이 될 텐데 갑자기 서민기와 결혼을? 가족과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 선택한 결혼이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이 희생되어야 하는 선택이었기 때문에 공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끝내 강지나를 놓지 못하는 서민기로 인해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고요.

이럴거면 결혼을 왜 했냐! 처음부터 구단수 손을 잡았어야지! 이렇게 감정이입하면서 속이 부글부글 했던 분들이 많으셨는데요,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게 현실의 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무조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아이를 낳아서 키우기도 하니까요.

맹공희는 결국 어린 시절부터 변함없는 사랑을 간직해 온 구단수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비록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지만 결혼을 승낙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드라마에서 맹공희의 사랑 이야기보다 맹공희의 엄마인 강명자에게 더 시선이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엄마가 강명자에게서 엿보였기 때문입니다.

강명자가 딸로서 엄마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가족을 위해 인생을 희생했던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 때문에 속이 터지고, 자식 때문에 애가 닳고, 연로하신 부모님 걱정까지 우리 엄마의 삶을 꼭 빼닮지 않았나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엄마 앞에서는 영락없는 애가 되어버리는 모습마저 눈물을 쏙 빼더라고요. 시를 잘 쓰는 어린 소녀가 어느덧 세월 앞에 자기 자신은 잊어버리고 가족 걱정 밖에 모르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이 같은 여자로서 서글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시 교실을 나가면서 다시 인생의 의미를 되찾는 것 같아서 배운점도 있네요.

그리고 또 다른 여자의 인생을 이야기해볼까 하는데요, 세 여자 중에서 맹공희, 강명자 그리고 엄홍단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극중 악역인 강지나에 대해 포커스를 맞춰볼 수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엄홍단의 선택이 인상적이더라고요. 맹공희의 회사 선배이자 공희 오빠와 결혼하는 인물로 등장해서 어찌보면 작은 배역일 수 있지만, 그녀가 뒤늦게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혼전 임신이라는 소재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지만 엄홍단은 맹공부와의 결혼이 쉽지 않았던 데다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마저 자신의 가족으로 품으며 큰 사랑을 보여주게 됩니다. 푼수에 가까운 캐릭터로서 오버스러운 연기를 하는 캐릭터였지만, 맹노아를 자신의 아이처럼 보살피는 모습에서 속이 굉장히 깊고 아량이 넓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만약 실제 상황이라면 절대 쉽지 않은 결정인데다가 전부인의 아이까지 책임져야 할 의무는 없으니까요.

결혼과 여자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작품

이렇게 결혼하자 맹꽁아 드라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이 각기 다른 선택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꿋꿋하게 살아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웃고 울다보니, 어느덧 드라마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사실 120부작 정도 되는 작품들은 워낙 호흡이 길어서 중간에 지루해지는 시기가 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삶에서 여러 상황을 마주하면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상상하며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가볍게 시청하는 연속극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극중에서 엄홍단이 임신하고, 맹공희도 임신을 해서 출산을 장려하는 메시지의 드라마로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단순히 아이를 낳아서 행복하다는 결론이 아니라, 세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선택해 나가는 과정에 더 집중하다 보면 결혼과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결혼하자 맹꽁아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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