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 스캔들 감상평 - 새로운 스타일의 복수극, 한채영에게 시선이 쏠리다

매일 저녁 시간마다 방송되는 일일드라마를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드라마에 대한 혹평이 쏟아져도 끝까지 완주하는 습관이 있어요. 저녁 연속극 세 편을 연속으로 시청하면서 그동안 수없이 많은 드라마와 함께했더라고요.

그런데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를 딱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스캔들' 드라마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드라마 첫 회에서 결말부터 시작하는 형식이 굉장히 신선했고, 한채영 배우가 일일 연속극의 주연으로 등장한다는 것이 놀라웠거든요.

사실 이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이 스토리 전개가 굉장히 독특했기 때문인데요, 매일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반면 '아무리 드라마지만 이건 너무했다'고 생각될 때가 많았답니다. 나중에는 스토리보다 매일 한채영 배우를 보는데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 스캔들 전체 줄거리 요약

야망과 복수가 얽힌 치밀한 일일극.
사기 결혼으로 막대한 재산을 손에 넣은 문경숙은 이름을 ‘문정인’으로 바꾸고 연예 기획사 대표로 성공 가도를 달린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첫사랑과 닮은 무명 배우 지망생 서진호를 발견하고 ‘정우진’이라는 이름으로 톱스타로 만든다.

한편, 신예 작가 백설아는 의사인 아버지의 재혼으로 문정인과 의도치 않게 가족이 된다. 설아는 어린 시절 사랑이었던 서진호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는 결혼식 직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세월이 흘러 작가로 성장한 설아 앞에 인기 배우 ‘정우진’이 나타나고, 그는 다름 아닌 사라졌던 서진호였다.

서진호는 잃었던 과거의 기억과 설아와의 관계를 조금씩 떠올리며 혼란에 빠지고, 설아는 문정인과 얽힌 비밀을 밝히고 복수를 이루기 위해 움직인다. 욕망으로 세상을 쥐려는 여자와, 사랑과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건 여자의 대결이, 죽음과 미스터리 속에서 치열하게 펼쳐진다.

스캔들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나란히 서있는 모습
스캔들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분위기

이 드라마는 첫 회부터 백설아가 문정인에게 복수하는 내용이 펼쳐진다는 것을 예고했기 때문에 문정인이 어떤 악행을 하고, 또 어떻게 백설아가 돈과 권력을 가진 문정인에게 복수를 해나가는지가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대부분의 복수극에 볼 수 있는 형식 그대로 착한 여자 주인공이 연인에게 배신 당하고, 힘들게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매력적인 조력자가 나타나서 복수와 함께 사랑을 완성해나가는 이야기를 표방한 드라마였으나, 짐작하기 어려운 거대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스캔들에서 보인 남다른 형식과 등장인물 설정의 아쉬움

한때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한국의 바비인형으로 불리었던 탑스타 한채영이 일일드라마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화제가 되었던 건 첫 회에서 주인공 한채영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면서 사망하는 엔딩을 먼저 보여주었기 때문인데요, 모든 시청자들이 극중 문정인이 결국 죽는다는 결말을 미리 알면서 시청을 하게 된 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문정인은 죽게 되는가! 이 부분에 집중하면서 드라마가 어떻게 엔딩으로 연결되는지 추리를 더하며 흥미롭게 빠져들게 되는 장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큰 화제성과 기대와는 달리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연기력 논란이나 등장인물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일일연속극에서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나 극중 캐릭터에 대해 지적하는 시청자들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화제성이 컸던 만큼 실망하셨던 분들도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우선 문정인이라는 강력한 악녀 캐릭터를 상대하기에 여자 주인공 백설아가 나약하거나 우유부단하게 행동할 때가 많아서 고구마처럼 속이 꽉 막히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을 배신한 서진호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새엄마 문정인에게 본격적으로 복수를 시작할 때 조차 통쾌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주인공이 복수를 주저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대리만족의 통쾌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드라마 속 인물에 대해 실망할 때가 많답니다.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서로 소리지르며 대립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전개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특히 문정인이 남편과 다투거나 백설아에게 다그치는 장면이 나올 때 마다 다소 어색한 대사톤과 손짓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둘이 매번 같은 레파토리로 싸우니까 사실 우리가 궁금한 건 마지막에 문정인을 누가 죽였는지, 그리고 클라크 권영석이 실제로 죽은 건지 그게 더 중요한 부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결말이 더 허무했던 이유는 첫 회에서 준 강렬한 인상에 못 미치는 엔딩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문정인이 단순히 실족사로 옥상에서 떨어졌다는 설정이 그동안 열심히 빠지지 않고 시청했던 열정을 한 순간에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느낌이었거든요. 백설아의 복수 역시 뜨뜨미지근하게 끝난데다가, 나현우와의 해피 엔딩도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짜게 식어버리는 결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스캔들 드라마 개인적인 전체 감상평

드라마 진행 중 대부분이 야외 촬영이 없고 계속 세트장에서만 연기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드라마 속 대사에서 제작비를 아껴야 한다고 강조하던 게 실제 상황을 반영한 연출이었나 하는 개인적인 추측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초반과 마지막에는 야외 촬영이 있었습니다.)

스캔들 드라마는 한 마디로 남자 배우들은 모두 조연이었고, 한채영의 단독 드라마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백설아가 여자 주인공이면서도 임팩트있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던 만큼 서진호와 나현우 두 인물의 캐릭터 역시 생각보다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오히려 민태창의 시원시원한 발성과 연기가 더 돋보였다고나 할까요?

악역은 전국민이 욕할 정도로 더 악랄하게, 복수는 고구마가 한 번에 내려갈 정도로 시원해야 성공적이지 않나 하는 견해입니다.

매번 질리도록 보는 뻔한 복수극과는 다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출발이 남달랐으나, 결말을 미리 완성해두고 내용을 이어가다보니, 오히려 속도가 느려지면서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채영 배우의 팬으로서 이번 드라마는 한채영 배우의 매력을 살리기에 아쉬운 드라마였기 때문에 잘 맞는 배역으로 다시 안방극장에서 보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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